주성치
1962년생.
1990년 듣도보도 못한 스타일의 <도성>이란 영화처럼 갑자기 뚝 떨어진거
같은 그도 <430제트기>라는 어린이프로 사회자를 시작으로 TV의
단역,조연을 차근차근 밟아 <그는 강호에서 왔다>,<개세호협>등의
주인공을 맡으며 주목을 받아 영화로 활동영역을 넓혀간다.
충분히 연기수업을 쌓아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이후 10년이 넘도록 언제나 흥행메이커였던 그의
발판이 됐으리라.
영화 데뷔 초기 전형적인 홍콩느와르물이나 개념없는 몇몇 코믹물을
거쳐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기 시작한게 <도성>이었듯이 내가 처음만난
그의 영화도 <도성>이다.
주성치 자신에게나 나에게도 기념비적인 작품이지만 미안하게도
홍콩느와르물에 질려 다시는 홍콩영화는 보지 않으리라던 맹세를
깰만큼 더 이상 볼 영화가 없어서 울며 집어든 결과물이었다.
비디오 표지를 보고 들었다 놓았다 하기를 수차례.....
그 이후로 그의 작품이 나올 때 마다 그짓을 반복해야 했다.
주성치 영화의 특징중 하나인...보고, 또 보는 짓거리를 시작한 것이다.
빠진게 아니라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듯 떨어져 버린게 아닌가!
<도학위룡>의 뽀샤시한 교복차림에 오빠를 외치며 <파괴지왕>의
한없이 사랑스러운 캐릭터에는 가슴이 뭉클했다. 게다가 <무장원소걸아>에선
웃음과 더불어 눈물이 그렁해 지게 하더니 <서유기>에 이르러선 웃다,울다
다시 웃고 그러다가 오래도록 생각에 잠기게도 만들었다.
하물며 <식신>의 압도적인 카리스마에 더 할말이 있으랴.
(물론...먹거리에 압도당할 때도 많다...ㅡㅡ;;;)
무엇이 그의 영화를 이처럼 끊임없이 찾게 만드는 걸까.
오랜 제작기간을 거친 최근작 <소림축구>를 포함해 한국에 출시된
비디오만 50편이 훌쩍 넘는데, 최초의 메가 히트작 <도성>을 찍을 때
얼추 서른가까이 되던 나이를 감안한다 쳐도 엄청난 양이 아닐 수 없다.
한 두편도 아니고 십 수년을 줄곧 한가지 장르, 코미디 영화만을
고집하는데 여타 코미디 영화처럼 개인기 몇 가지를 가지고는 그토록 오래 지탱할 수 없다.
머릿속에 온통 연기-라는 것 하나만으로 꽉찬사람.
주성치는 엔터테이너가 아니라 배우이다.
그리고 그것이 10년이 넘도록 내가 그의 영화를 망설임 없이 선택하는 이유이다.
물론 주성치의 연기 스타일은 남들과 많이 틀리다.
영화속의 그를 보면 알겠지만 그의 연기는 오버하기보다 무표정에 가까운데
그다지 큰 변화도 없다.
그럼에도 관객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건
보는이로 하여금 ‘기억의 소환’ 같은걸 하게 하는게 아닐까 싶다.
우스운 상황, 비참한 일상, 상처받은 얼굴에서 그는 내가 지었을법한
표정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곤 거기서 ‘좀 비열하면 어때?’ 하며 감쪽같이 웃으며 빠져 나온다.
어찌 즐겁지 않을 수 있겠는가.
웃음과 눈물.
이렇게 그는 상반된 이미지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배우로서 그의 매력은 거기에 있는 것 같다.
참 순수한 표정이다 싶으면 닳디 닳은 사기꾼의 모습이 배어나오고,
해맑은 웃음과 낙오자의 상처받은 눈물을 한 장면에서 보여줄수 있는 능력.
주성치 영화는 오로지 주성치의 힘으로 이끌어간다.
하지만 그 혼자의 원맨쇼가 아니라 그저 중심에 주성치가 있을뿐이다.
주변에 포진한 배우들과의 톱니바퀴 맞물리듯 들어맞는 호흡이 주성치
영화는 오로지 배우들의 힘으로 완성되는 영화라고 말해주고 있다.
주연들은 물론이고 잠깐 출연하고 사라지는 단역들 마저 완전히 살아서
움직인다. 그리고 그들이 살아 움직이는 공간은 우리들이 살고 있는
생활속과 다르지 않다.
때때로 밑바닥으로 떨어지거나 비참한 상황에 빠지기도 하는 가진것도
잘난것도 별로 없는 대부분의 사람들.
주성치 영화는 그들에게 결코 무겁지않게, 폼잡지 않고 그런게 사는일
이라고 지나가듯 얘기한다.
그리고 힘내라고, 자신감을 가지라고 말해주는 영화.
이게 내가 아는 그의 영화이다.
심각할 필요 없다.
저급한 코미디언으로 분류되기도 하고 매니아적 성향이 강하다고 평가되기도
하지만 받아들일 수 있는 만큼만 받아들이면 되는거다.
대신, 선입견은 무장해제하고 어깨에 힘도 좀 빼고 본다면 더없이 즐거울 것이다.
그래도 꺼려진다면 몇편의 DVD타이틀을 감상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국내 출시된 비디오중 단 7편만이 주성치 본인의 목소리라서 DVD를 보면 화질도
화질이려니와 그 목소리를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원래 주성치의 목소리는 중후한 저음에 가까운데 더빙된 성우는 하이톤의 고음인
편이라 그 시침뚝 떼고 하는 연기의 참맛을 느끼기 어렵다.
여지껏 나온 영화편수에 비해 DVD타이틀은 아쉬울데로 아쉽지만 비디오 소장에서
DVD소장 이라는 또 다른 즐거움이 생겨 행복하다.
내 지갑도 나처럼 행복해야 할텐데.....ㅜ.ㅜ
나의 20대, 그 젊음의 한부분인 그의 영화...
주성치의 영화를 알면서 얼마나 많은 즐거움을 누리고 위안이 됐는지 기회가
된다면 꼭 말해주고 싶다.
고맙다고....^^
'★ 남자스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루한 코스모폴리탄 잡지 화보 2015년 12월호 (0) | 2015.12.26 |
|---|---|
| 곽부성 郭富城 Aaron Kwok - 엠타임에서 사진 고른거 (0) | 2015.12.13 |
| 지금 우리는 무아지경에 빠진다. (0) | 2015.12.10 |
| “씩산 호우예에에에에에에에에~!!!” (0) | 2015.12.10 |
| 주성치 인터뷰 (0) | 2015.12.10 |